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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 대 초반부터
10년을 만나 지금 서른셋이에요
남자친구는 저보다 한 살 많고요
초 중반 (~6년)까지
사귀면서 남자친구와 엄청 싸웠습니다
싸울 때마다 저에게 너랑은 결혼
못하겠다 하였고 저도 점점 변했어요
남자친구를 사랑했지만
조금은 무심해졌고 조금씩 쿨해졌고
걱정을 조금씩 안 하게 되었고
(해줘봤자 싸우니까)
화도 안 내게 되었어요
참고 참고 혼자 울면서 참다가
점점 화가 안 나기 시작했습니다
남자친구와 사귀고 6년까진
남자친구가랑 결혼해서 애 낳아 이쁘게
키우고 싶었지만 그이후부터 저는
비혼 주의자가 되었어요
남자친구에게 좋은 말만 해주었고
저의 긍정적인 모습만 보여주었고 우울하고
슬픈 일이 있어도 전 혼자 참고 견뎠어요
남자친구가 큰 잘못을 해도
저는 다 용서해줬어요
싫은 소리 한번 안 하고요
사귀고 6년까지는 싸우면 뒤도 안 돌아볼
사이처럼 온갖 입에도 못 담을 심한 막말은
하던 남자친구도 제가 변하니 세상
다정한 남자로 변했습니다
둘이 여행도 다녀오고
행복하게 지내다가 결혼하잡니다
저는 거절했어요
나는 오빠랑 사귀면서 비혼 주의자가
되었다고 오빠도 나랑 결혼 안 한다며
sl랑 결혼할 건데 그런 입에도
못 담을 소리들은 나한테 했냐고
(정말 입에도 못 담을 얘기라 절대
기억에서 없어지지 않은 말들이에요)
헤어졌고 정말 이상할 만큼
아무렇지도 않아요
10년이란 세월이 무색하네요
추가) 왜 오래 만났냐 하셨는데
싸울 때 막말하는거 빼곤 잘 맞는다고
생각했고 좋았어요
그거 하나가 문제니까 헤어져야지라고
생각을 못 했던 거죠 멍청하게
평소엔 너무 잘했으니까요
비혼주의라는 말을 쓰지 말란 분이
계셨는데 원래 저는 결혼에 대한
환상이라던가 아이를 낳고 사는 것에
대한 생각이 없었어요
전 남자친구를 만나서 이렇게 따뜻한
사람과 가족이 되면 좋겠다 생각했고요
비혼이란 단어를 꼭 어떤 조건이
만족해야만 쓸 수 있는지 몰랐어요
사귀는 내내 불행했다면 진작 헤어졌겠죠
10년이라는 세월이 아깝지 않다면
거짓말이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어요
제 선택이었고 깊게 생각해보면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싶었던 거 같아요
결혼은 생각하지 않고 전 남자친구를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날이 지날수록 너무
홀가분하고 아무렇지 않은 게 이상해서
글 써봤어요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감사해요!
추추가) 감성에 젖어서 쓴 글인데
이렇게 반응이 좋을 줄 몰랐어요
비혼으로 나이 들어서 쓸쓸히
늙어 죽으란 분 계시는데 제가
버는 월수입으로 그럴 일은 없고요
전 남자친구의
제일 큰 문제는 도박이었습니다
자기가 먼저 너랑은 결혼 못 한다
결혼하면 단명한다
(불법 토토 하지 말라고 닦달하니 하는 말)
만나고 얼마 있다가 도박 끊긴 했는데
그이후엔 저도 결혼할 것도 아닌데 왜 신경
써줘 하면서 모든 전 남자친구의 문제에
말도 안 하고 잘해줬어요
전 남자친구가
계속 너랑은 결혼은 아니다를 입에
달고 살았는데 제가 굳이 너랑 결혼을
하겠다 안 하겠다고 하는 필요성을 못 느꼈어요
그리고 제가
월 천씩 버는데 무슨 빨대를 꼽나요
미쳤다고 전 남자친구 빚도 3백
갚아줬는데 요즘 말로 게이득 아닌가요
그리고 왜 진작 헤어지지 시간 버렸냐는
댓글엔 모든 인간 사이의 문제들이
이성적으로만 행해지면 얼마나 좋겠어요
거의 정으로 만났던 거 같네요
남자분들 댓글이 거의 비슷한
댓글이라 놀라고 가요
루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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