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0 먹은 여성입니다
본론부터 바로 들어가겠습니다
몇 년 전에 고속버스를
타 서울로 올라가는 길이었지요
좌석은 거의 꽉 찬 상태이고 제 옆자리엔
아무도 없었지만 제 뒤엔 엄마와 아들내미
그 뒤엔 아빠랑 딸내미가 앉았더라고요
바로 제 뒤엔 아들내미가 앉았고요
버스 출발하고 나서는
"버스 간다~우와~~용" 거리면서
신기해하길래 나도 저럴 때가 있었지
흐뭇 거리면서 창밖을 보다가 잠이 들었는데요
그땐 서울까지 가려면
4시간 반이나 가야 했기 때문에
중간에 휴게소에 들르기 때문에 푹 잘 수가
없고 중간에 깨게 되었습니다
휴게소에 들른 바람에
잠을 아예 깨버렸고 뜬눈으로 창밖
구경이나 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아들내미가 의자를 뻥뻥 차기 시작합니다
엄마 아빠 딸내미 모두 잠들고 혼자
깨어있으니까 심심하다고 징징대면서
앞 좌석을 뻥뻥 찹니다
실수로 찬 거면 가만히 있었을 텐데
계속 징징대면서 심심해 심심해애
애 심심해 이러면서 아주 노골적으로 찹니다
뒤를 돌아보고
"얘, 앞 좌석을 발로 차면 안 돼, 알았지?"
라고 성인 여자의 상냥함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이건 "나랑 놀까?"
로 들렸나 봅니다
아주 실컷 앞 좌석을 뻥뻥 찹니다
헤헷헤헷 웃으면서 앞 좌석을 뻥뻥 찹니다
한계가 옵니다 나란 여자, 아버지를 닮아
한 성격하는 여자입니다
우선 부모를 봤습니다 자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들내미를 봤습니다
헤헤헤헤헤 거리면서 앞 좌석을 뻥뻥 찹니다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아,
제 의자를 뒤로 재껴지는 만큼 확 재꼈습니다
그리고 허리를 꽂꽂히 세우고 앉아 있었습니다
뒤에 애는 재껴진 의자 때문에
자신의 신체가 불편함을 느낍니다
"낑 힝 의자 치워 의자 불편해 치워어어어 힝 "
이 말도 아주 듣기 싫더군요
뒤로 획!!! 돌아서 아들한테
조용히 나긋나긋하게 말해줬습니다
"왜? 어서 더 타봐 너 의자 더 잘 차주라고
의자도 내려줬는데 어서 더 거 보라고 왜 안 차?
빨리 차 누나는 이렇게 허리 세워서 갈게
의자 빨리 안 차?"
무표정으로 눈 크게 뜨고
나긋나긋하게 말하니 겁먹었나 봅니다
"히잉 낑 "
쳐다도 못 보고 울먹울먹 거립니다
전 또다시 나긋나긋하게 말해줍니다
" 앞 좌석 의자를 그렇게 차면 내가
불편할까? 안 불편할까? 불편하겠지?
한 번만 더 의자 차면 서울 도착할
때까지 이 상태로 해놓을 거야 알았냐?"
그러더니
"(끄덕끄덕) 죄송합니다 "
라고 해서 의자를 다시 올려주었고,
서울 도착할 때까지 한치의 미동도
없이 조용히 서울에 도착했답니다
쓰고 나니, 되게 유치한 사람도 부렸네
베플
하나도 한 유치하고 시원합니다
베플
애가 스스로 잘못을 느꼈고
애 부모랑 분쟁도 없었으니
현명한 대처 맞는 것 같아요
시원합니다
베플
저기서 애가 그럴 수도 있죠
빼엑 안 들은 게 더 기분이 좋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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