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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썰

남편을 ATM기 취급하는 나. 이상한가요? [네이트판]

by 마스터 입니다 2020.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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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30대 아들 하나 키우고 있는 결혼 3년차 여자입니다.

오늘 신랑이 혼자 온갖 성질 다내고 출근해서 아직까지 집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뭐 안들어오면 속 편하죠..

연애 결혼 임신기간동안 신랑은 참 다정한 사람이었어요.
국수나 냉면을 먹어도 제가 가위질을 어떤방향으로 몇번을 하는지 ..

임신기간에는 분식을 먹고싶다하니
제가 좋아하는 떡볶이집에서 떡볶이를 사고
튀김은 또 다른곳에서 사오고
어묵도 다른집에서..
제가 맛있다한 곳은 기억 다하고 돌아다니며 사오기도 했어요.

그만큼 행복했고 다정했습니다.
저도 출산 전까지 회사 다니면서 음식하기 빨래하기 장보기 하면 신랑은 청소 설거지 했구요.
출산 후 6개월동안 육아와 집안일은 제가 다했고
신랑이 피곤할까봐 각방쓰면서 살았어요.

남편이 기술직인데 바쁠때는 12시간씩 일하고올때도 있고 가끔 문제가 발생되면 밤에도 일하러가고 했기때문에 제가 먼저 제의했던 일입니다.

그러다가 제가 다시 복직을 하고
아이는 6개월부터 어린이집에 다니고있어요.
그이후 부부간에 생길수 있는 작은 다툼이 많았었습니다.

제가 휴직한 동안 전담했던 집안일들이
복직후에도 당연히 제 일이 되어 있더라고요.


6개월때 단유가 안된상태에서
회사 화장실 변기위에서 유축기로 유축하고
퇴근후에 아이 픽업해서 집에서 젖병. 이유식통 씻고 애씻기고 아침에 널부러놓은 것들 치우고
젖몸살에 피로에 결국 한번 쓰러졌었어요..

그날 이후 신랑에게 제가 화를 엄청 많이 냈어요.
별것도 아닌일에 주체할수 없는 화가 났고
저도 제자신이 낯설 정도로 성격 파탄자같았어요.

죽고싶다는 생각도 들고 이혼하고싶다라는 생각도 들고..
그럴때 즈음 신랑이 정신 차린듯
제가 육아할땐 집안일 해주고
제가 집안일할때는 육아를 했습니다.

한동안은 편하게 지냈으나..

아이가 걷고 뛰고 말도하게 되면서 더 힘들어지더라구요.
저는 점정 말라가고. 170에 48키로 나가고 있어요.
아이가 안아달라고 매달릴때 잠깐 안아주는것도 힘에 부칠때가 한두번이 아니에요..
놀면서 치대는데 명치를 후리고.
얼굴에 안경을 끼고있는데 달라들어서 누르고.
온몸으로 치대면서 놀아야해요..
저 밥먹을때 안아달라고 떼를 쓰고 해서
밥도 못먹은 적이 많습니다.

그럴때 신랑이 서운하더라구요.
저랑 같이 식사도중에 신랑은 빨리먹는편이라
식사가 저보다 빨리 끝나는데요.
아이는 먼저 식사를 마치고
다시 제가 상차려서 신랑이랑 저랑 밥을 먹어요.
신랑이 밥을 빨리먹으니 저 먹는동안
아이 좀 봐 주길 바라지만..
담배피러 나가버립니다.
아이는 또 저한테 매달리구요..
저는 그럼 몇술못뜨고
밥상에서 일어나 아이를 보고있으면
신랑이 들어와요..
그러곤 저한테 물어요
밥 다먹었어?? 왜 안먹어?? ..
물론 이걸로 몇번 싸웠지만..
자기가 담배가 급하게 피우고싶으면 그냥 나가버려요

그리고 한달전 지인의 집이 시골의 전원 주택인데 여러식구들이 모였어요.
고기도 굽고 술도 한잔 기울이며 대화가 오갔는데..
저만., 먹지도 대화도 못 끼었습니다.
아이가 간만에 탁 트인곳에 나오니 미친듯이 뛰어다니는데..
그집이 정원에 뭔가 아기자기하게 소품들도 많았고
돌도 있고 꽃들도 예쁘게 심은데다 한쪽 구석에선 가마솥 걸어서 닭도 삶고 있었거든요 나무 때워서..
위험하기도 하고.. 혹시나 남의집 물건 부수게 될까 조마조마 하기도 해서 계속 애 뒤만 쫒아다니고 있으니..

고기한점 먹으려하면 묶어놓은 개(대형견) 에게 뛰어 가려고하고 그럼 젓가락 놓고 잡으러 갔다가
밥 한숟가락 뜨려고 하면 장작불로 돌진하고...
그날 낮에 애 병원갔다와서 집안일하고 집에서 회사 업무 조금하느라 커피한잔 먹은게 다였어요..
그날 그 지인분 댁에서도 물 한 두모금 먹고 애뒤만 쫒아다니는데 신랑은 술판이 벌어져서 저랑 아이에겐 눈길도 안주더라고요..
너무 웃긴게.. 술안주가 저였어요..
너네 와이프 너무 말랐다고하는 지인의 말에..
신랑이.. '아 밥을 너무 안먹더라. 그래서 살이 안찐다~'

속에서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데 꾹꾹 누르고
신랑옆에 있던 제물건들을 챙기니 뭐하냐고 하대요
집에 갈려고 그런다고 말했더니.
있다가 같이가쟤요 놀다가.. .

그래서 제가
'나 너무 피곤하고 힘들고 배도 고파서 집에 갈래
혼자 애보기 힘들어 '
이러고 집에왔는데..
신랑이 바로 쫒아왔지만...
그날 이후로 말한마디 하지않고
투명 인간 취급하고 있어요..
처음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하고
안일하게 생각했던 신랑도 지켜보니
밥도 애랑 제것만 해먹고 빨래도 아기랑 제것만.. 그리고 청소도 저랑 아기가 지내는 곳만..
설거지도 애랑 제가 먹은것만 하고
신랑이 옆에 있어도 애랑만 대화하고 웃고
말걸어도 안들리는것 처럼 행동하는게 보였나봐요.

그때부터 신랑은 퇴근후에 청소 설거지 빨래
다해놓고 자기가 일찍 퇴근하는 날이나 근무가 없는 날은 제 퇴근시간에 식탁에 밥까지 다 차리더라고요.
그래도
고개도 한번 안돌리고 애 씻기고 저 씻고 애만 케어했어요..
별로 마주보고 밥먹고싶지도 얼굴을
보고싶지도 않아서요
아 그래도 신랑이 다달이 받아가는 용돈은
신랑방 침대위에 두고
필요한 물품들 있다고하면 택배 주문은 해줬어요.
신랑은 밥 차려먹어야하니 김. 참치. 햄등 인스턴트들도
주문해놓고.,
최소한의 것만 해놓고
그렇게 투명인간 취급한지 한달, .,
신랑이 터져버렸네요, .

사람이 말을 하면 대답을 해야하는거 아니냐고.,
밥먹자고 몇번 이야기하냐고,..

그래도 대꾸안했습니다.

제가 너무 지쳐서요..
제 심보가 너무 못되어서... 성격이 꼬여서 이런걸까요??
아이는 너무 이쁘고 사랑스럽지만..
몸이 너무 힘드니 많이 힘듭니다..

방금도 신랑 전화오는데 그냥 종료버튼 눌러버렸어요.
목소리도 듣고 싶지않아서요..

이사람 고쳐질까요??
아님 제가 고쳐야 할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제 하소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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